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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톤 대회마다 되풀이되는 ‘접수 대란’… “달리기도 전에 지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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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함을 드려 죄송합니다. 서버 증설 등 추가 조치에도 불구하고 시스템 안정성을 확보하지 못해 다시 한번 접수를 연기하게 되었습니다. 문제 해결 후 접수 일정을 재공지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14일 한 지자체 마라톤 대회 홈페이지와 SNS에 동시에 올라온 재공지다.

“서버 증설 후 추후 공지하겠습니다.” “일시적 접속 장애로 인해 대기시간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보다 나은 서비스로 찾아뵙겠습니다.”

각기 다른 마라톤 대회 주최 측이 올린 공지다. 대회는 다르지만, 접수 대란의 패턴은 해마다 동일하게 반복되고 있다.

10년차 마라토너 김 모 씨(42)는 올해만 벌써 세 번 주요 마라톤 대회 접수에서 실패했다. 그는 “3월 00마라톤, 4월 00마라톤, 11월 00마라톤 접수 모두 실패했습니다”라고 토로했다. 서버 접속 장애와 결제 오류가 주요 원인이었다. 이와 같은 문제는 단순한 불편을 넘어, 마라톤 애호가들 사이에서 큰 실망감을 초래하고 있다.

반복되는 접수 장애 실태

한 러닝 커뮤니티가 정리한 ‘마라톤 접수 대란 시나리오’는 이렇다.

  1. 접수 시작 직후 서버 다운
  2. “시스템 점검 중” 공지
  3. “서버 증설 중” 안내
  4. 재접속 시간 공지
  5. 재접속 시도 → 다시 서버 다운
  6. “더욱 개선된 모습으로 찾아뵙겠습니다” 사과문

“마치 정해진 각본이 있는 것 같다”는 게 달림이들의 중론이다.

2023년 주요 마라톤 대회 접수 시스템 장애를 분석한 결과, 참가 인원이 5천 명 이상인 대회 12개 중 10개 대회에서 접수 과정에 문제가 발생했다. 주요 장애 유형은 서버 접속 불가, 결제 시스템 오류, 접수 내역 누락 등이었다. 한 마라톤 대회는 2만 명 정원에 15만 명이 동시에 접속을 시도하면서 접수 시작 2분 만에 서버가 다운되는 상황이 발생했다. 이 같은 문제는 이후 재접속 안내에서도 반복되었다.

참가자들의 목소리

접수에 실패한 참가자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직장인 박 모 씨(35)는 “오전 9시 50분부터 대기했지만, 정작 10시가 되어 접속했을 때는 ‘서버 점검 중’이라는 문구만 나왔습니다”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또한, 동호회 회원 이 모 씨(38)는 “카드 결제까지 완료했는데 접수 내역이 없다며 환불까지 3~5일이 걸린다고 합니다. 그 사이에 접수는 이미 마감되었습니다”라고 밝혔다.

주최 측의 대응과 한계

대회 주최 측은 서버 증설을 약속했지만, 이는 근본적인 해결책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 한 지역 마라톤 대회 관계자는 “일시적인 트래픽 폭주를 위해 고가의 서버 장비를 구매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설명했다. 반복되는 접수 대란에 대해 참가자들의 불만은 점점 커지고 있다.

성공 사례와 해결 방안

해외 주요 대회의 운영 방식은 주목할 만하다. 도쿄마라톤은 10일간의 접수 기간과 추첨제를 운영하고 있으며, 보스턴마라톤은 기록 기준 차등 접수를 통해 참가자를 선별한다. 베를린마라톤은 선착순과 추첨제를 혼합한 방식을 채택해 안정적인 접수 운영을 유지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11월 셋째 주에 개최된 ‘2024 세이브 레이스’가 추첨제를 도입했다. 이 대회는 참가 접수로 인한 불편함은 없앤 방식으로 호평을 얻었다.

추첨제 도입은 여러 가지 장점을 가지고 있다. 우선 선착순 방식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불공정성을 해소하고 모든 참가 희망자에게 동등한 기회를 제공한다. 또한 특정 시간에 집중되는 접속을 분산시켜 서버 과부하로 인한 문제를 예방할 수 있다. 더불어 추첨에 당첨된 참가자들의 만족도가 높아지고 대회 참가에 대한 기대감도 증대된다.

그러나 추첨제를 도입할 때는 몇 가지 중요한 사항을 고려해야 한다. 먼저 추첨 과정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한 체계적인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 아울러 추첨 전 참가 희망자들의 정보를 정확히 관리하고 중복 신청을 방지하기 위한 효율적인 시스템 구축이 필수적이다.

전문가의 제언

IT 인프라 전문가 김 모 씨(45)는 “클라우드 서버 활용이 현실적인 대안입니다. 접수 기간 동안만 서버를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어 비용 효율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습니다”라고 제안했다. 스포츠마케팅 전문가 정 모 씨(52)는 “해외 메이저 대회들이 접수 기간을 최소 1주일 이상으로 운영하는 것은 시스템 안정성과 참가자 편의성을 모두 고려한 결정입니다”라고 설명했다.

접수 시스템 개선을 위한 제안

전문가들은 다음과 같은 개선안을 제시한다.

  • 충분한 접수 기간 확보 (최소 3일 이상)
  • 클라우드 서버를 활용한 탄력적 운영
  • 시간대별 분산 접수 시스템 도입
  • 추첨제와 선착순의 혼합 운영
  • 결제 시스템 이중화를 통한 안정성 확보

스포츠IT 자문위원 이 모 씨(48)는 “이제는 참가자 중심의 시스템을 고민해야 할 때입니다. 접수 과정에서의 불편함을 줄이고 더 많은 사람이 공정하게 참가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합니다”라고 강조했다.

국내 마라톤 문화의 질적 성장을 위해서는 접수 시스템의 혁신이 필수적이다. 매년, 매달, 매회 되풀이되는 ‘접수 대란’, 그 해결의 실마리는 이미 우리 앞에 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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