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트레이닝

“일어나라!” 마라톤, 나 혼자만 레벨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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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걸음, 또 한 걸음. 새벽 공기를 가르며 달리는 마라토너의 발걸음에는 작은 성장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이 발걸음은 개인의 힘과 의지가 빚어낸 결과이며, 한 사람의 평범한 이야기가 비범한 성과로 나아가는 여정이다. 마라톤은 스스로를 극복하고 점점 더 강해져 가는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자, 궁극적으로는 인생의 레벨업을 체감하는 여정이다.

웹소설로 시작해 웹툰, 애니메이션으로 인기를 끈 ‘나 혼자만 레벨업’은 주인공 성진우가 최약체 헌터에서 시작해 최강자로 성장해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이런 성장 서사는 마라톤과 놀랍도록 닮아 있다. 마라톤에서도 우리는 끊임없이 레벨업을 경험하기 때문이다. 현실의 마라톤이 성진우의 모험처럼 우리의 한계를 시험하며, 점진적인 성장을 통해 강해지는 과정을 가능하게 한다.

“5km도 못 뛰는 내가 과연 마라톤을 완주할 수 있을까?” 많은 마라토너들이 이런 의문에서 출발한다. 마치 ‘나 혼자만 레벨업’의 주인공 성진우가 F등급 헌터로 시작했던 것처럼, 우리도 초보 러너로서의 여정을 시작한다. 처음에는 숨이 턱까지 차오르고, 다리는 천근만근이며, 작은 오르막길도 큰 산처럼 느껴지지만, 이 순간들이야말로 레벨업의 시작이다. 이런 힘든 순간들을 넘어설 때, 우리는 성장의 첫 발걸음을 내딛게 된다.

성진우가 매일 던전을 탐험하며 경험치를 쌓아갔듯이, 마라토너들도 일상 속에서 작은 도전들을 통해 성장한다. 오늘은 어제보다 500m를 더 뛰어보거나, 평소보다 페이스를 조금 더 올려보거나, 새로운 코스에 도전해 보는 것이 그 예다. 이 작은 퀘스트들이 모여 점점 더 강해지는 러너로 우리를 이끈다. 성장의 과정은 거창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그 작은 도전들이 쌓여가는 동안 우리의 체력과 자신감은 놀라울 정도로 강화된다.

강해지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전략이 필요하다. 성진우가 자신의 능력을 체계적으로 개발하고 던전을 효율적으로 공략했던 것처럼, 마라톤에서도 과학적인 접근이 필수적이다.

여러 연구에 따르면, 인터벌 트레이닝(interval training)이 유산소 및 근력 강화에 매우 효과적이라는 결과가 있다. 예를 들어, 주 2~3회 고강도의 인터벌 훈련을 통해 심박수를 목표치로 끌어올리고, 이후 회복 시간을 주는 방식으로 진행하는 것이 유리하다. 이러한 방법은 ‘고강도 인터벌 트레이닝(High-Intensity Interval Training, HIIT)’으로 잘 알려져 있으며, 체력과 심폐 지구력을 동시에 향상시키는 데 매우 효과적이라는 것이 여러 논문에서 확인되었다 (Buchheit & Laursen, 2013).

과학적인 훈련 스케줄을 적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80/20 규칙’이라는 훈련법이 있다. 이는 전체 훈련 중 약 80%는 낮은 강도로, 나머지 20%는 고강도로 진행하는 방식이다. 성진우가 강해지기 위해 많은 시간 동안 기초 체력을 다졌던 것처럼, 이러한 훈련법은 체력 소모를 최소화하면서도 최대한의 퍼포먼스를 이끌어낼 수 있도록 돕는다 (Seiler, 2010). 성진우가 강해지기 위해 스스로의 능력을 체계적으로 발전시켰듯, 우리도 이런 훈련법을 통해 효율적으로 강해질 수 있다.

초보 마라토너들이 흔히 저지르는 실수는 너무 빨리 성장하려 한다는 것이다. 성진우도 처음부터 S등급 던전에 도전하지 않았다. 마라톤도 마찬가지다. 5km, 10km, 하프 마라톤, 그리고 풀 마라톤으로 이어지는 단계적 접근이 필요하다. 각 단계에서 충분히 적응하고 실력을 다진 후에야 다음 레벨로의 도전이 가능하다. 각 단계에서 체력과 정신력을 쌓는 과정은 중요한 경험이며, 다음 레벨로 나아갈 수 있는 기반이 된다.

마라톤의 진정한 매력은 단순히 체력의 향상에만 있지 않다. 42.195km를 완주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놀라운 정신력의 성장을 경험한다. 성진우가 퀘스트를 수행하며 한계에 도전하고 이를 넘어설 때마다 강해졌듯, 마라토너들도 ‘히트 더 월(Hit the Wall)’이라는 고비를 맞이하고 이를 극복하며 진정한 레벨업을 이룬다. 특히 30km 지점에서 찾아오는 극도의 피로감과 좌절감은 정신력을 시험하는 결정적인 순간이며, 이를 넘어설 때 우리는 단순한 신체적 강화를 넘어선 정신적인 성장을 이루게 된다.

레벨업의 가장 확실한 증거는 숫자로 나타난다. 처음에는 6분 페이스로 뛰던 러너가 5분대로 진입하고, 10km 완주 시간이 60분에서 50분으로 단축되는 과정은 그 자체로 드라마다. 성진우가 퀘스트를 성공할 때마다 자신의 능력치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던 것처럼, 마라톤에서의 성장은 기록으로 나타난다. 이런 수치상의 진보는 단지 숫자가 아닌, 자신과의 약속을 지켜내며 강해진 자신의 증거다. 이는 다음 도전을 위한 강력한 동기부여가 된다.

‘나 혼자만 레벨업’이라는 제목처럼, 마라톤의 성장은 철저히 개인의 몫이다. 그러나 우리는 결코 혼자가 아니다. 러닝 크루와의 훈련, 대회장에서 만나는 다른 러너들과의 교감, 그리고 길가에서 응원해주는 시민들의 격려는 우리의 여정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 준다. 성진우가 그림자군단과 함께 힘을 합쳐 강적을 물리쳤던 것처럼, 마라토너들 또한 주변의 지원과 응원을 통해 스스로를 더 강하게 만들 수 있다. 혼자의 힘만으로 도전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하는 이들이 있기에 우리는 더욱 멀리 나아갈 수 있다.

마라톤에는 최종 레벨이 없다. 풀 코스를 완주했다고 해서 끝이 아니라, 더 나은 기록에 도전하고, 나아가 울트라 마라톤이라는 새로운 영역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이런 끝없는 도전과 성장의 기회가 바로 마라톤의 가장 큰 매력이다. 성진우가 끝없이 새로운 던전과 적을 찾아 나섰던 것처럼, 우리도 마라톤이라는 끝없는 여정을 통해 끊임없이 자신을 업그레이드하고, 더 큰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것이다.

마라톤의 묘미는 누군가의 응원이 없더라도, 특별한 보상이 주어지지 않더라도, 스스로의 한계를 넘어서는 그 순간을 위해 달리는 것이다. 나만의 속도로, 나만의 목표를 가지고, 나를 레벨업하는 이 과정에서 우리는 비로소 진정한 마라토너가 된다.

마라톤은 끝이 있는 도전이지만, 그 과정을 통해 우리는 끝없이 성장한다. 그 과정 속에서 어제의 나보다 조금 더 나아진 오늘의 나를 만나는 것, 그것이 바로 마라톤이 주는 가장 큰 선물이다.

우리는 모두 자신만의 레벨업 스토리를 써내려가고 있다. 오늘도 새벽 공기를 가르며 달리는 당신의 발걸음이 곧 한 단계 성장을 위한 퀘스트가 되기를 바란다. 마라톤화 끈을 단단히 묶고, 당신만의 레벨업을 시작해보자. 이제 당신의 레벨업이 시작된다. “일어나라!”

참고 문헌:

Buchheit, M., & Laursen, P. B. (2013). High-Intensity Interval Training, Solutions to the Programming Puzzle. Sports Medicine, 43(5), 313-338.

Seiler, S. (2010). What is Best Practice for Training Intensity and Duration Distribution in Endurance Athletes? International Journal of Sports Physiology and Performance, 5(3), 276-2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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