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마라톤 문화가 수직적 확장 및 참여층 다양화 등 주목할 만한 변화를 보이고 있다. 전통적인 평지 마라톤에서 고층 건물 계단을 오르는 수직 마라톤으로 영역이 확장되고, 다양한 거리의 코스가 개설되면서 참여 문턱이 낮아지는 추세다.
4월 20, 서울 잠실의 마천루에서 국내 최대 규모의 수직 마라톤 대회 ‘스카이런’이 개최됐다. 참가자들은 123층, 2,917개의 계단을 오르는 도전을 통해 전통적인 마라톤과는 차별화된 극한의 경험을 추구했다.
스카이런은 2017년 시작 이후 누적 참가자 1만 명을 넘어서며 국내 달리기 문화의 새로운 지평을 열고 있다. 특히 이 대회는 단순한 스포츠 경쟁을 넘어 사회 공헌의 의미도 담고 있다. 참가비 전액이 소아 재활병원에 기부되는 등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수직 마라톤이 평지 달리기와는 다른 근육군을 사용하며, 심폐 지구력에 더욱 직접적인 도전이 된다”고 분석한다. 소방관, 외국인 인플루언서 등 다양한 참가자층이 확대되면서 마라톤 문화의 다양성도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전통적인 42.195km 풀코스 중심이던 마라톤 문화는 최근 들어 하프(21.0975km), 10km, 5km 등 다양한 거리의 코스가 인기를 끌면서 저변이 확대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야외 활동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면서 마라톤 참여자가 늘고 있다.
한국마라톤협회 관계자는 “과거에는 풀코스를 완주해야 진정한 마라토너로 인정받았지만, 최근에는 자신의 체력과 목표에 맞는 거리를 선택하는 경향이 강해졌다”고 설명했다. 이는 달리기를 통한 성취감과 건강 증진이라는 본질적 가치에 더 집중하는 현상으로 해석된다.
기안84 등 유명인의 마라톤 도전이 미디어에 노출되며 MZ세대를 중심으로 러닝 문화가 확산되는 것도 주목할 만한 현상이다. SNS를 통한 러닝 기록 공유와 커뮤니티 형성이 활발해지면서 사회적 활동으로서의 마라톤 참여가 증가하고 있다.
마라톤 인구가 증가함에 따라 부상 예방과 건강 관리에 대한 중요성도 강조되고 있다. 스포츠 의학 전문가들은 “마라톤은 완주 자체보다 회복 과정이 더욱 중요하다”며 “장거리 달리기는 근육 피로, 근육 손상, 심장 부담 등 건강 리스크가 동반될 수 있어 적절한 회복과 스트레칭이 필수”라고 조언한다.
특히 무릎 부상(슬개대퇴증후군) 사례가 증가하고 있어 전문가들은 무리한 훈련을 경계하고 있다. 규칙적인 달리기는 건강에 이롭지만, 과도한 훈련은 근골격계 손상 위험이 있으므로 개인별 맞춤형 훈련 계획과 충분한 휴식이 필요하다는 것이 의료계의 공통된 견해다.

마라톤은 단순한 스포츠를 넘어 기술과의 융합도 시도되고 있다. 세계 최초로 중국에서 개최된 ‘로봇 마라톤’은 인간의 달리기를 모방한 로봇들이 경쟁하는 새로운 형태의 대회로, 스포츠와 기술의 경계를 허물고 있다.
또한 마라톤 대회 현장에서 쓰러진 참가자를 경찰이 신속히 구조해 화제가 된 사례처럼, 안전 관리와 응급 대처의 중요성이 재조명되고 있다. 대회 주최 측은 참가자 증가에 따른 안전 시스템 강화에 주력하고 있으며, 웨어러블 기기를 통한 실시간 건강 모니터링 등 기술적 접근도 확대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마라톤이 단순한 기록 경쟁을 넘어 건강, 사회적 가치, 새로운 도전, 다양한 참가자층 확대 등 다층적인 의미를 가지게 되었다고 분석한다. 특히 건강 관리와 회복, 그리고 기부와 같은 사회적 연대 측면이 더욱 강조되는 추세다.
스포츠 사회학자는 “마라톤은 이제 단순한 스포츠를 넘어 현대인의 삶의 방식과 가치관을 반영하는 문화 현상으로 자리 잡았다”며 “자기 극복, 사회적 참여, 건강한 라이프스타일 추구 등 다양한 가치가 마라톤을 통해 실현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앞으로도 마라톤은 참여자의 요구와 시대적 변화에 맞춰 더욱 다양한 형태로 진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통적인 형식을 넘어서는 창의적 시도와 함께, 안전과 건강을 중시하는 지속 가능한 마라톤 문화가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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