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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톤 기록의 진화 ‘2시간 벽을 향한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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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0월 8일, 케냐의 켈빈 킵툼 선수가 시카고 마라톤에서 2시간 35초의 기록으로 달렸다. 이는 마라톤 역사상 최초로 2시간 1분 벽을 깨뜨린 기록이었다. 킵툼의 평균 속도는 시속 21km에 달했으며, 이는 마라톤 경기의 새로운 기준점을 제시했다.

킵툼 이전, 마라톤 기록 경신의 주역은 같은 케냐 출신의 일리우드 킵초게였다. 킵초게는 2018년 베를린 마라톤에서 2시간 1분 39초의 기록을 세우며 당시 세계 기록을 갱신했다. 더 나아가 킵초게는 2019년 10월 12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INEOS 1:59 챌린지에서 1시간 59분 40초로 42.195km를 달렸다. 이는 인류 역사상 최초로 마라톤 거리를 2시간 안에 주파한 기록이었지만, 페이스메이커와 특수 장비 사용 등의 이유로 공식 기록으로 인정되지 않았다.

마라톤 기록의 역사는 꾸준한 진보의 연속이었다. 1908년 런던 올림픽에서 미국의 조니 헤이스가 세운 2시간 55분 18.4초의 초기 공식 기록 이후, 전 세계의 선수들이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1947년에는 2시간 30분 벽이 깨졌고, 1967년에는 데릭 클레이턴이 2시간 10분 벽을 넘어섰다.

196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는 주로 호주, 영국, 일본, 미국 선수들이 기록을 주도했다. 1980년대 후반부터는 아프리카, 특히 케냐와 에티오피아 선수들이 마라톤 기록 경신을 이끌기 시작했다. 이들의 등장은 마라톤 기록 향상에 새로운 장을 열었다.

여자 마라톤의 세계 기록은 2003년 4월 13일 런던 마라톤에서 영국의 폴라 래드클리프가 세운 2시간 15분 25초였다. 이 기록은 20년 이상 깨지지 않았으나, 여자 마라톤에서도 꾸준한 발전이 있었다. 최근에는 케냐와 에티오피아의 여자 선수들이 이 기록에 근접하는 성과를 보이고 있다.

한국 선수들은 마라톤 역사에 중요한 족적을 남겼다. 1935년 손기정 선수는 두 차례 세계 기록을 갱신했고, 1947년 서윤복 선수는 보스턴 마라톤에서 세계 기록을 세웠다. 이들의 활약은 한국 마라톤의 초기 황금기를 대표한다.

현대 한국 마라톤의 영광을 이어간 선수로는 황영조와 이봉주가 있다. 황영조는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며 한국 마라톤의 부활을 알렸다. 그의 우승은 손기정 이후 56년 만의 올림픽 마라톤 금메달이었으며, 2시간 13분 23초의 기록으로 당시 올림픽 신기록을 세웠다.

이봉주는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한국 마라톤의 간판 선수로 활약했다. 그는 2000년 로테르담 마라톤에서 2시간 7분 20초를 기록하며 당시 아시아 기록을 세웠다. 이 기록은 오랫동안 한국 마라톤의 최고 기록으로 남아있었다.

한국 여자 마라톤에서도 주목할 만한 성과가 있었다. 임경희 선수는 2006년 동아마라톤에서 2시간 25분 14초의 기록으로 한국 신기록을 세웠다. 이는 현재까지도 깨지지 않은 한국 여자 마라톤 최고 기록이다. 또한, 김순옥 선수는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에서 2시간 31분 47초로 10위에 오르며 한국 여자 마라톤 사상 첫 올림픽 톱 10 진입이라는 성과를 이뤄냈다.

전문가들은 과학적 트레이닝 방법, 영양학의 발전, 선수들의 끊임없는 노력으로 마라톤 기록이 계속 단축될 것으로 예상했다. 킵초게와 킵툼의 연이은 기록 경신은 이러한 예상을 뒷받침했다.

킵툼의 2시간 1분 벽 돌파는 마라톤에 대한 관심을 다시 한번 고조시켰다. 이후 마라톤 경기에서는 다음 세계 기록 보유자가 누가 될 것인지, 그리고 공식 경기에서 2시간 벽 돌파가 언제 실현될 것인지에 대한 기대가 커졌다.

마라톤은 인간의 한계에 대한 끊임없는 도전의 상징으로 여겨진다. 현대 과학과 기술의 발전, 그리고 선수들의 노력이 결합되어 앞으로도 새로운 기록 갱신의 가능성은 열려 있다. 2시간 벽 돌파는 이제 먼 미래의 일이 아닌, 가까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세계 각국의 선수들이 이 새로운 목표를 향해 도전하는 모습은 스포츠 팬들에게 끊임없는 흥미와 기대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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