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라톤대회 코스에 포함된 횡단보도를 건너던 70대 여성이 참가자와 충돌해 식물인간 상태가 된 사고에 대해 법원이 대회 주관사와 운영 대행사에 3억5,000여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서울남부지법 민사7단독 김재향 부장판사는 3월 18일 피해자 A(77) 씨가 대회 주관사 B사와 운영 대행사 C사, 마라톤 참가자 D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B, C사는 공동하여 A씨에게 3억5,349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참가자 D씨에 대해서는 배상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사고는 2023년 11월 서울 상암에서 잠실까지 이어진 3만5,000명 규모의 마라톤대회에서 발생했다. A씨는 오전 9시경 마라톤 코스에 포함된 여의도공원 내 횡단보도를 달리는 참가자들 사이를 뚫고 건너다가 참가자 D씨와 충돌해 넘어졌다. 외상성 경막하 출혈로 응급 두개절제술을 받았으나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식물인간 상태로 입원 중이다. A씨는 판결 전 보험금 800만 원과 건강보험공단 환급금 1,676만 원을 기지급받은 상태였다.
법원은 주최측의 안전 관리 부실을 배상 책임의 핵심 근거로 들었다. 김 부장판사는 “사고 횡단보도는 마라톤 코스에 포함됐음에도 차량 통행만 금지됐을 뿐 보행자 통행을 금지하거나 우회를 유도하는 안내가 없었고, 배치된 안전요원 1명과 경찰 1명만으로는 보행자를 온전히 통제하기에 부족했다”고 밝혔다.
이번 판결은 국내 마라톤 대회 운영 방식에 적잖은 시사점을 던진다. 도심 코스를 달리는 대규모 대회일수록 횡단보도 구간의 보행자 우회 안내와 충분한 통제 인력 배치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점을 법원이 명확히 확인한 셈이다. 참가자와 주최 측 모두가 곱씹어야 할 판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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