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 도시 완주 시 ‘피니셔’ 인정, 1978년 과거 기록도 소급 적용

유럽 8개 도시의 마라톤 대회를 하나의 시리즈로 엮는 ‘유러피언 마라톤 클래식스(European Marathon Classics, EMC)’가 공식 출범했다. 25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 쇤브룬 궁전에서 발족식이 열렸다.
참가 대회는 로마, 빈, 런던, 마드리드, 코펜하겐, 바르샤바, 리스본, 프랑크푸르트 등 8개 도시 마라톤이다. 3월 로마를 시작으로 10월 프랑크푸르트까지, 약 7개월에 걸쳐 열린다. 이 가운데 서로 다른 5개 도시의 마라톤을 완주하면 ‘EMC 피니셔’ 자격과 기념 메달을 받는다. 완주 기한 제한은 없다.
과거 기록 소급 — 최대 48년 전까지
이 시리즈의 가장 눈에 띄는 설계는 과거 기록 인정이다. 각 대회의 최초 개최 연도까지 소급해 기존 완주 기록을 인정한다. 가장 오래된 마드리드 마라톤(1978년 첫 개최)의 경우 최대 48년 전 기록까지 소급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기록 검증 플랫폼 렛츠두디스(LetsDoThis.com)와 제휴해, 참가자가 과거 완주 기록을 EMC 프로필에 등록할 수 있는 기능을 2026년 하반기에 출시할 예정이다. 바르샤바 마라톤 대회 디렉터 마렉 트로니나(Marek Tronina)는 “올해 완주한 사람이든 40년 전 완주한 사람이든 동등하게 인정하겠다”며 “대규모 운영 작업이 필요하지만 첫 회 대회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기록 인정을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메달 설계 — 완주할수록 채워지는 구조
기념 메달은 동심원 구조로, 대회를 완주할 때마다 해당 도시의 자석 뱃지를 추가하는 방식이다. 5개 도시 완주 시 메달을 수여하고, 이후 나머지 3개 도시를 추가 완주하면 메달이 완성된다. 참가자마다 완주 경로에 따라 서로 다른 조합의 메달이 만들어지는 셈이다.
시리즈 참가는 무료, 개별 대회 참가비는 별도
EMC 시리즈 등록은 공식 웹사이트(europeanmarathonclassics.eu)에서 무료로 할 수 있다. 다만 개별 대회 참가비는 각 대회 규정에 따라 별도로 납부해야 한다. 시리즈 등록 자체가 대회 참가권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2026년 대회 일정
로마(3월 22일), 빈(4월 19일), 런던(4월 26일), 마드리드(4월 26일), 코펜하겐(5월 10일), 바르샤바(9월 27일), 리스본(10월 10일), 프랑크푸르트(10월 25일).
런던과 마드리드는 같은 날 열린다. 두 대회 모두 EMC에 포함돼 있으나 같은 해에 둘 다 뛰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완주 기한이 없으므로 연도를 나눠 참가하면 된다.
유럽 마라톤 시장의 맥락
이 시리즈의 출범 배경에는 세계 주요 마라톤 시리즈(World Marathon Majors, WMM)와의 관계가 있다. WMM은 보스턴, 뉴욕, 시카고, 런던, 베를린, 도쿄 등 6개 대회로 구성돼 있으며, 유럽에서는 런던과 베를린만 포함돼 있다. EMC에 참여하는 8개 대회 가운데 WMM에 속하는 것은 런던뿐이다. 나머지 7개 대회 입장에서는 EMC가 WMM과는 별개의 브랜드 가치를 구축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TCS 런던 마라톤 대회 디렉터이자 EMC 추진의 핵심 인물인 휴 브래셔(Hugh Brasher)는 “유럽 전역의 위대한 마라톤과 도시, 공동체를 경험하도록 전 세계 참가자들에게 영감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빈 시티 마라톤 CEO 카트린 비두(Kathrin Widu)는 “유럽의 주요 마라톤을 하나로 모아 더 많은 사람이 마라톤에 도전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EMC가 실제로 유럽 마라톤 시장의 판도를 바꿀지는 미지수다. 시리즈의 매력은 결국 참가자가 5개 도시를 찾아가는 데 드는 시간과 비용 대비, ‘피니셔’ 자격과 기념 메달이 얼마나 강한 동기를 제공하느냐에 달려 있다. 과거 기록 소급이라는 설계가 기존 마라톤 애호가들의 참여를 끌어내는 데는 효과적일 수 있지만, 신규 참가자 유입으로 이어질지는 별개의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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