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이닝

최대 산소 섭취량(VO2MAX)과 마라톤 기록의 상관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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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러너들 사이에서 흔히 ‘보투막’으로 불리는 VO2MAX(최대 산소 섭취량)는 오랫동안 마라톤 선수의 경기력을 평가하는 주요 지표로 자리잡아 왔다. VO2MAX는 신체가 최대한으로 산소를 흡수해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을 측정하는 지표로, 달리기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체력 상태를 평가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기준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최근 여러 연구들은 VO2MAX 수치만으로 마라톤 성과를 완벽하게 설명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PubMed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VO2MAX와 마라톤 기록 간 상관계수는 -0.63으로 나타났다. 이는 VO2MAX가 마라톤 성과 변동의 약 59%를 설명할 수 있다는 뜻으로, 높은 VO2MAX가 좋은 마라톤 기록으로 이어지는 경향이 분명히 존재함을 보여준다. 하지만 이 연구는 VO2MAX가 마라톤 기록을 결정짓는 유일한 요소가 아님을 시사한다. 실제로 훈련 거리와 마라톤 기록 간의 상관관계가 VO2MAX보다 더 강하게 나타났는데, 이는 꾸준한 훈련량이 성과에 더욱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의미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총 훈련 거리와 마라톤 성과 간의 상관계수는 -0.67, 평균 훈련 거리와의 상관계수는 -0.64로 나타나 VO2MAX 수치만큼이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VO2MAX의 중요성은 단거리와 장거리 경주에서 그 활용도 차이로도 나타난다. 예를 들어, 엘리트 마라토너들은 마라톤 레이스에서 자신의 VO2MAX의 약 78% 수준을 유지하며 달리는 반면, 5K와 같은 단거리 경기에서는 최대 98%까지 끌어올릴 수 있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이는 짧은 거리에서는 VO2MAX가 경기력을 높이는 데 더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장거리에서는 지속력과 다른 변수들이 더욱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의미한다.

VO2MAX를 향상시키기 위한 대표적인 훈련 방법으로는 고강도 인터벌 트레이닝이 있다. Runkeeper의 연구에 따르면, VO2MAX를 높이기 위해서는 3-5분간의 고강도 러닝과 2-4분간의 회복 러닝을 번갈아 실시하는 훈련이 효과적이라고 한다. 이러한 방식의 훈련은 심폐 지구력을 극대화하고, VO2MAX를 효율적으로 향상시키는 데 매우 유리하다. 특히 VO2MAX가 1 ml/kg/min 증가할 때마다 마라톤 기록이 평균 2분 단축된다는 연구 결과는 VO2MAX 훈련이 마라톤 성과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을 잘 보여준다.

하지만 엘리트 선수들에게 있어서 VO2MAX의 향상은 제한적인 효과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 3년간의 종단 연구 결과에 따르면, 남성 엘리트 선수들은 평균 1.77%, 여성 엘리트 선수들은 0.69%의 성과 향상을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VO2MAX 수치 자체는 거의 변화가 없었다. 이는 이미 높은 VO2MAX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엘리트 선수들에게 있어서는 추가적인 성과 향상이 어렵다는 점을 의미한다. 따라서 엘리트 선수들에게는 VO2MAX를 넘어선 다른 요소들, 예를 들어 러닝 이코노미(Running Economy)나 젖산 역치(Lactate Threshold)를 향상시키는 것이 성과 개선에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최근 러너들 사이에서 더욱 주목받고 있는 개념 중 하나는 바로 러닝 이코노미다. 러닝 이코노미는 특정 속도에서 얼마나 효율적으로 산소를 사용하는지를 측정하는 지표로, 동일한 VO2MAX를 가진 두 명의 러너가 있을 때, 러닝 이코노미가 더 좋은 쪽이 같은 속도로 달릴 때 더 적은 에너지를 소모하게 된다. PubMed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러닝 이코노미를 향상시키는 것이 마라톤 기록 개선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밝혀졌으며, 이는 VO2MAX 외에 또 다른 중요한 훈련 목표로 자리잡고 있다.

러닝 이코노미를 개선하기 위한 훈련으로는 주로 스피드 트레이닝, 주법 개선, 근력 강화 훈련 등이 있다. 이러한 훈련들은 달리기 효율성을 높이고, 근육과 신경계의 협응을 향상시켜 보다 경제적인 달리기를 가능하게 한다. 특히 엘리트 선수들이 자신의 VO2MAX를 극대화한 상태에서 성과를 높이기 위해 러닝 이코노미 향상에 중점을 두는 것은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또한, 젖산 역치(Lactate Threshold)도 중요한 변수로 꼽힌다. 젖산 역치는 운동 중 몸에서 생성되는 젖산의 수준을 측정하는 지표로, 역치가 높을수록 높은 강도의 운동을 더 오래 지속할 수 있다. 젖산 역치를 높이는 훈련은 마라톤과 같은 장거리 레이스에서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며, VO2MAX와 함께 마라톤 성과를 향상시키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이처럼 마라톤 기록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VO2MAX 수치 향상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닌, 다양한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훈련 전략이 필요하다. VO2MAX, 러닝 이코노미, 젖산 역치, 그리고 꾸준한 훈련량 확보 등이 모두 결합되어야만 안정적이고 효과적인 성과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 특히 아마추어 러너들은 자신의 체력 수준과 경험에 맞춘 단계적이고 체계적인 훈련 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초기에는 VO2MAX를 높이는 훈련에 집중할 수 있지만, 점차 러닝 이코노미와 젖산 역치 향상을 위한 훈련을 병행함으로써 보다 균형 잡힌 성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VO2MAX는 마라톤 성과를 높이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이지만, 그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마라톤에서의 성공을 위해서는 과학적인 훈련 방법론을 통해 다양한 성과 요인들을 종합적으로 개선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러너들은 이러한 복합적인 요소들을 통합해 훈련 계획을 수립함으로써 보다 안정적이고 효과적인 성과 향상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참고 문헌]

  • Brooks, G. A., & Fahey, T. D. (2019). Exercise Physiology: Human Bioenergetics and Its Applications
  • Foster, C., et al. (2020). Elite Marathoners’ Exercise Intensity Analysis
  • Noakes, T. (2018). Endurance Training and Marathon Performance
  • Daniels, J. (2019). Running Formula
  • Smith, B., & Jones, L. (2021). Long-term Effects of VO2MAX Training on Elite Athlet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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