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6년 만에 ‘제31회 평양 국제마라톤대회’를 개최하며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나섰다. 중국 소재 북한 전문 여행사는 다음 달 열리는 이 대회의 참가자 모집에 착수했다.

북한 전문 관광업체들이 2025년 4월 평양 국제마라톤 대회 참가자 모집에 나서면서 코로나19 이후 중단됐던 외국인 대상 북한 관광이 본격 재개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북한 관광 상품을 판매하는 중국 기반 여행사 고려투어스는 최근 홈페이지를 통해 4월 6일 개최되는 제31차 평양 국제마라톤 참가자를 오는 14일까지 모집한다고 공지했다.

스웨덴에 위치한 북한 전문관광업체 코리아 콘솔트는 국내외 아마추어와 프로 선수 모두 참가 가능하며, 아마추어 참가자들에게는 공식 인증서와 티셔츠, 기념 메달이 제공된다.

중국 베이스의 관광업체 KTG 역시 홈페이지에 2025 평양 국제마라톤 대회를 홍보하며 참가자와 관람객 예약을 접수 중이라고 밝혔다. 교통편은 중국 베이징까지 항공편으로 이동한 후 단둥-평양 구간을 열차로 이용하는 방식이다.

대회는 5km, 10km, 하프 마라톤, 정식 마라톤(42km) 등 거리별로 구분되며, 참가비는 50달러에서 150달러까지 책정됐다. 마라톤에 참가하지 않는 관광객들은 김일성 경기장에서 열리는 지역 축구 경기를 관람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된다.

북한은 1981년부터 김일성 주석의 생일인 4월 15일(태양절)을 기념해 국제 마라톤대회를 개최해왔으나, 코로나19 사태 이후인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연속 대회가 취소된 바 있다.

주목할 점은 한국, 미국, 말레이시아 여권 소지자는 “특정 정치·외교적 이유”로 참가가 제한된다는 점이다. 북한은 2021년 말레이시아가 북한 시민을 불법 자금 세탁 혐의로 미국에 인도한 것을 이유로 외교 관계를 단절했다.

미국의 경우, 2015년 버지니아 대학생 오토 웜비어가 북한 방문 중 억류되었다가 17개월 후 식물인간 상태로 귀국해 사망한 사건 이후 북한을 ‘영구 여행 금지 국가’로 지정한 바 있다.

러시아 당국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2월부터 8월 사이 약 600명의 러시아인이 북한을 방문했다. 더욱이 러시아 국영 철도회사 ‘러시아 레일’이 지난달 중순부터 북한 두만강역과 러시아 하산역을 잇는 여객열차를 5년 만에 재개통하기로 결정하면서, 러시아인의 북한 관광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