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마라톤, 역대 최대 경제효과 달성…세계 메이저 마라톤의 경제 효과
2024년 11월 3일 개최된 TCS 뉴욕 시티 마라톤이 역대 최고의 경제적 성과를 기록하며 마라톤의 새로운 가능성을 입증했다. 5만 2,812명의 완주자와 200만 명 이상의 관중이 참여한 이번 대회는 4억 2,700만 달러(약 5,900억 원)의 직접적인 경제효과를 창출하며 스포츠 행사를 넘어 도시 경제의 핵심 동력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케냐의 쉴라 체프키루이가 2시간 24분 35초의 기록으로 여자부 우승을 차지했으며, 남자부에서는 네덜란드의 압디 나기예가 2시간 7분 39초로 정상에 올랐다. 휠체어 부문에서는 미국의 다니엘 로만추크와 수잔나 스카로니가 각각 우승을 차지했다. 뉴욕시장 에릭 애덤스는 “이번 대회는 뉴욕의 회복력과 활력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이벤트였다”고 평가했다.
이번 뉴욕 마라톤에는 154명의 한국 선수들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특히 웹툰 작가 기안84는 4시간 48분 16초의 기록으로 완주에 성공하며 전체 참가자 중 3만 6,625위, 한국 출전 선수 중 114위를 기록했다. 기안84는 자신의 SNS를 통해 “응원 와주신 교민분들께 감사드린다”며 “즐거우면서도 힘든 묘한 꿈을 꾼 기분”이라고 완주 소감을 전했다.
글로벌 메이저 마라톤 대회들의 경제적 영향력은 더욱 확대되고 있다. 마스터카드의 2023년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보스턴 마라톤은 2억 달러, 런던 마라톤은 7,350만 파운드의 모금액을 달성했으며, 베를린 마라톤은 1억 4,600만 유로, 도쿄 마라톤은 132억 엔의 경제효과를 창출했다. 보스턴 육상경기연맹 회장 톰 그릴크는 “마라톤이 이제 도시의 경제 생태계를 변화시키는 핵심 동력이 되었다”고 강조했다.
마라톤의 경제적 파급효과는 구체적인 수치로도 확인된다. 뉴욕 마라톤 기간 동안 호텔 수입은 300만 달러가 증가했으며, 객실 점유율은 평균 4.6% 상승했다. 객실 요금도 평균 23% 올랐다. 마라톤 코스 주변의 소규모 사업체 매출은 40% 증가했으며, 식음료 업체 매출은 35%, 스포츠용품 판매는 52% 상승했다. 교통과 관광 부문에서도 MTA 이용률이 27% 증가했고, 관광 명소 방문객은 45%, 공항 이용객은 32% 증가했다.
국내 마라톤 시장의 폭발적 성장…지역 마라톤 대회의 약진
국내 마라톤 시장의 성장세는 더욱 가파르다. 11월 3일 열린 JTBC 서울마라톤은 3만 7,000명의 참가자를 모았으며, 이 중 63개국에서 온 1,158명의 해외 참가자가 포함되어 전년 대비 4배 증가했다. 대회 기간 중 서울 시내 숙박업소 예약률은 85%를 기록했으며, 관련 업계 매출은 전년 대비 45% 증가했다.
10월에 개최된 춘천마라톤은 2만 명 정원이 1시간 만에 마감되는 기록을 세웠다. 대회 기간 동안 춘천시의 카드 결제액은 숙박업 61.8%, 요식업 25.5%, 유통업 6.2% 증가했으며, 지역 경제 파급효과는 약 150억 원으로 추산된다. 경주벚꽃마라톤은 약 90억 원의 경제효과를 창출했으며, 외국인 참가자가 전년 대비 128% 증가했다.
동아마라톤은 올해 1만 8천 명의 참가자를 기록했으며, 대회 관련 직간접 소비지출이 120억 원을 넘어섰다. 중앙마라톤도 1만 5천 명의 참가자와 함께 약 80억 원의 경제효과를 창출했다. 부산마라톤의 경우 2만 명 이상의 참가자가 몰렸으며, 해운대 지역 호텔 예약률이 95%를 기록하는 등 지역 관광업계에 큰 활력을 불어넣었다.
지역 마라톤 대회의 성장도 주목할 만하다. 군산세계철인마라톤은 45개국 2,500여 명의 선수가 참가해 약 70억 원의 경제효과를 창출했으며, 울산마라톤은 1만 2천 명의 참가자와 함께 60억 원 이상의 지역 경제 파급효과를 기록했다. 대구국제마라톤은 엘리트 선수들의 참가로 국제적 위상을 높이는 동시에, 약 100억 원의 경제효과를 달성했다. 한국실업육상연맹의 분석에 따르면, 2023년 국내에서 개최된 주요 마라톤 대회들의 총 경제적 파급효과는 1,000억 원을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적 지속가능성도 마라톤의 중요한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2023년 런던 마라톤은 100% 재활용 가능한 급수 컵을 도입하고 탄소 배출량을 17% 감축했으며, 참가자의 85%가 대중교통을 이용하도록 유도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 세바스찬 코는 “마라톤이 이제 환경 보호의 선도자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계은행의 스포츠 경제 분석가 마리아 가르시아는 최근 보고서에서 2025년까지 글로벌 마라톤 시장이 연간 7.8%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디지털 기술의 접목으로 인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의 등장, 건강한 라이프스타일 추구 트렌드와 맞물린 성장 가속화, ESG 가치 실현을 통한 사회적 영향력 확대가 주요 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
국제육상연맹 회장 세바스찬 코는 “마라톤이 도시의 미래를 변화시키는 핵심 동력이 될 것”이라며, 스포츠를 넘어 도시의 경제와 문화를 혁신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서의 마라톤의 가치를 강조했다. 이처럼 마라톤은 더 이상 단순한 스포츠 행사가 아닌, 도시의 경제와 문화를 변화시키는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달리기 열풍 속 개선점… 마라톤 대회 참가 신청의 세대 간 격차 주목”
러닝 열풍이 확산되면서 마라톤 대회 참가 신청 방식의 형평성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현재 대부분의 대회가 채택하고 있는 온라인 선착순 신청 시스템이 디지털 취약 계층, 특히 중장년층에게 높은 진입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년 이상 마라톤을 해온 김모(65) 씨는 “온라인 신청은 젊은 세대에겐 편리하지만, 우리 같은 중장년층은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인기 대회의 경우 신청 오픈 후 수 분 내에 마감되는 경우가 빈번해, 디지털 기기 사용이 익숙하지 않은 중장년층의 참여 기회가 제한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세대 간 형평성을 고려한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주로 나오는 방안은 온라인과 오프라인 신청을 병행하거나, 연령대별 참가 인원을 할당하는 방식이다. 또한 신청 기간을 충분히 두어 선착순이 아닌 추첨제로 전환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마라톤은 연령에 관계없이 즐길 수 있는 생활체육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건강한 러닝 문화의 정착을 위해서는 모든 세대가 평등하게 참여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참가 신청 단계에서부터 세대 간 격차를 해소하려는 노력이 요구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 제기는 디지털 시대의 진전에 따른 세대 간 격차 문제가 스포츠 분야에서도 나타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향후 마라톤 대회 주최 측의 대응과 함께, 디지털 소외 계층을 위한 사회적 지원 방안에 대한 논의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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