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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톤과 스타트업, 각자의 길을 가다 만나는 공통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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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톤과 스타트업은 겉보기에는 전혀 상관없는 다른 세계처럼 보인다. 하나는 도로를 달리는 일이고, 다른 하나는 아이디어로 세상을 움직이는 일이다. 하지만 조금만 들여다보면 이 둘 사이에는 놀랍게도 많은 공통점이 있다. 장기적인 비전, 끈기, 체계적인 준비, 위기 대처 능력, 그리고 지지 그룹의 중요성까지. 각자의 길에서 어떤 의미를 공유하고 있는지 살펴보자.

마라톤 주자는 출발선에 설 때부터 목표를 마음에 새긴다. 완주든, 기록 갱신이든, 목표가 없는 주자는 없다.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수개월, 때로는 수년을 투자해 자신의 한계를 끌어올린다. 스타트업 창업자들도 마찬가지다. 사업의 성공과 성장은 긴 여정의 끝에 있다. 이들은 꿈꾸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오랜 시간 동안 인내하며, 그 끝을 향해 끊임없이 나아간다. 마라톤의 42.195km와 스타트업의 시장 정착은 단거리 경주가 아니라, 긴 여정을 완주하는 일이다. 흔히들 스타트업의 약 8~90%가 3~5년 내에 실패한다고 한다. 하지만 그 속에서 살아남는 이들은 장기적인 비전과 인내로 무장한 사람들이다.

마라톤은 준비 없이는 나설 수 없는 도전이다. 선수들은 몇 달, 혹은 몇 년 동안 체계적으로 훈련하며 대회 당일의 각종 변수에 대비한다. 스타트업 역시 다르지 않다. 시장 조사, 사업 계획 수립, 자금 확보, 모든 것이 꼼꼼한 준비 없이는 불가능하다. 실패하는 스타트업의 많은 경우가 준비 부족에서 비롯된다. 마라톤이나 스타트업 모두, 준비되지 않은 도전은 성공할 수 없다.

마라톤을 뛰는 사람들은 기록을 단축하기 위해 끊임없이 자신을 갈고 닦는다. 새로운 훈련 방식을 도입하고, 더 나은 방법을 찾아내며 자신을 개선한다. 스타트업 창업자들도 마찬가지다. 시장은 늘 변화하고, 고객의 요구도 변한다. 이런 변화에 맞춰 지속적으로 학습하고 성장하는 창업자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 예를 들어, 기술 스타트업 창업자들은 최신 트렌드와 기술 변화를 놓치지 않기 위해 계속해서 공부하고 이를 사업에 반영한다. 자기 개발 없이 성공은 있을 수 없다.

마라톤에는 ‘벽(The wall)’이라는 것이 있다. 30~35km 구간에서 주로 찾아오는 이 고비를 넘기지 못하면 완주가 불가능하다. 스타트업도 마찬가지다. ‘데스밸리(Death Valley)’라 불리는 초중반 침체기가 찾아온다. 자금이 바닥나고, 시장의 반응이 시원찮을 때, 그때가 바로 스타트업의 진정한 시험대다. 이 고비를 넘어서야 비로소 성장의 문이 열린다. 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결국 성공을 결정짓는다.

마라톤에서 관중의 응원은 큰 힘이 된다. 가족, 친구, 그리고 모르는 사람들의 응원이 주는 에너지는 생각보다 강력하다. 스타트업 창업자들에게도 지지 그룹은 필수적이다. 투자자, 멘토, 팀원들의 지지와 응원이 창업자에게는 정신적 지지대가 된다. 실제로 멘토링을 받은 스타트업의 성공 확률이 3배 이상 높다는 연구도 있다. 누군가가 옆에 서서 ‘할 수 있다’고 말해주는 것이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그것은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다.

마라톤을 완주했을 때 느끼는 성취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내 몸과 마음의 한계를 뛰어넘었다는 기쁨은 그 어떤 것과도 비교할 수 없다. 스타트업 창업자들도 비슷하다. 성공적인 제품을 내놓거나 매출 성장을 이룰 때의 성취감, 그것은 창업자가 느끼는 가장 큰 보람이다. 이들은 모두 자신을 극복하고 목표를 달성했을 때의 기쁨을 알고 있다.

마라톤과 스타트업은 결국 끊임없는 도전이다. 장기적인 비전을 가지고 끈기를 발휘하며 체계적으로 준비하고, 위기를 이겨내는 과정. 그리고 목표를 달성하고도 또 다른 목표를 세워 나아가는 끝없는 도전이다. 마라톤 주자도, 스타트업 창업자도, 결국 이 도전을 통해 성장하고 자신을 넘어서며, 스스로를 만들어 간다. 이들은 서로 다른 길을 걷고 있지만, 그 길 끝에서 만나는 풍경은 아주 닮아 있다.

마라톤스타트업
  • 조상래

    달리기에 빠진 러너 pacemaker@runtal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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